시코쿠 여행(6)
7/26. 아침 식사 전에 호텔 주변을 뛰며 걸으며 돌아봤습니다. 여기는 정말 작은 어촌입니다. 그렇지만 나름 활기는 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트럭들이 북쪽으로 뻗은 길을 따라 부지런히 올라갑니다.
호텔 1층에 마련된 고객용 주방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합니다. 오늘의 첫번째 방문지는 "우라"라는 마을에 있는 혼푸쿠지 미즈미도(本福寺 水御堂. 이하 본복사)입니다. 영어로 Hompukuji Water Temple이라고 돼있습니다. "물절"이라고요? 맞습니다. 주차장에서 본 본복사는 역시 평범한 절입니다. 그런데 여기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 있습니다.
연못 사이로 아래로 난 계단을 내려가면 부처님을 모신 법당이 나옵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갑니다. 법당 안은 촬영 금지랍니다. 대신 법당을 둘러싼 붉은 나무 기둥으로 된 복도를 사진에 담습니다. 법당의 천장이 위의 연못입니다. 법당 위에서 내려오는 햇빛이 법당을 밝히도록 해놨습니다. 안도의 여타 작품들처럼 뒤의 산을 배경으로 불상을 볼 수 있습니다.
본복사에서 유메부타이(夢舞台)로 가는 길에 "아와지 브루어리"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일행들이 이구동성으로 거기를 방문해야 한다고 외쳐서 길가에 있는 이곳을 들릅니다. 뜻밖에 공장 내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맥주 제조 과정을 일부 볼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작은 공장이지만 자부심을 내보입니다. 우리는 저녁에 먹자고 맥주를 몇 병 삽니다.
본복사에서 유메부타이가 있는 아카시해협공원까지는 4킬로미터가 안 되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날씨가 더운 만큼 강렬한 해를 피할 수 있는 곳으로만 다닙니다. 그럼에도 안도 타다오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잘 감상합니다.
©풀향 사진
이곳의 마무리 일정은 식물원입니다. 남은 시간을 고려할 때 비싼 입장료와 거대 온실 안에 들어차 있을 열기 때문에 망설였지만, "언제 또 와보겠노" 논리가 이겼습니다. 온실 안은 생각보다 시원했습니다. 몇 개의 단을 만들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식물들을 테마별로 감상할 수 있게 해놨네요. 여러 종류가 있었지만 꽃들이 역시 카메라를 들게 합니다.
다카마쓰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유명 햄버거집(Awajishima Onion Kitchen)과 등산용품점, 우연히 만난 스포츠용품 아울렛을 들렀고, 마트에서 선물용 또는 자가소비용 약품·주류·식품을 조금씩 샀습니다. 저녁 식사는 호텔 주변의 야키니쿠(燒肉) 식당에서 해결했습니다. 정갈하게 쇠고기를 내와서 직접 구워먹을 수 있게 해주는 점은 한국과 똑같습니다. 그러나 딸려나오는 채소나 나물이 전혀 없어서 섭섭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고기맛은 반감 ㅠㅠ 그래도 꽤 긴 여행을 마무리하는 즐거운 저녁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UFO로 시작해서 안도 타다오로 끝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일본의 자연과 문화유산, 정원과 건축물을 골고루 즐겼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