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우위 이야기 1 - 비교우위의 법칙

국가들은 다음 두 가지 이유로 무역을 해서 이득을 얻습니다. 첫째, 국가들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무역을 합니다. 각국은 상대적으로 잘하는 일을 하는데 합의하면, 개인과 마찬가지로 그 차이로부터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둘째, 국가들은 생산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역을 합니다. 다시 말하면 각국이 제한된 범위의 제품만을 생산한다면 좀 더 큰 규모로 각 재화를 생산할 수 있으므로,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보다 더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실제 세계에서 국제무역이 형성되는 패턴은 이 두 동기의 상호작용을 반영하여 결정됩니다.(크루그먼•옵스펠드, 국제경제학, 시그마프레스)

<한국의 비교우위 지수와 최대 경쟁국>

자료: KERI 보도자료, 2018.11.26.

비교우위 이론은 국제무역이 일어나는 원인과 무역에서 얻는 이익을 설명하려고 하는 이론 중의 하나입니다. 이 이론을 이해하려면 비교우위의 개념부터 알아야 합니다.

비교우위(comparative advantage)란 다른 재화로 측정한 한 재화의 생산의 기회비용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을 말합니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봅시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옷과 반도체의 두 재화만을 생산한다고 합시다. 이때 동일량의 노동, 가령 100명의 노동으로 한국은 100벌의 옷 또는 500개의 반도체 칩을 생산할 수 있고, 중국은 100명의 노동으로 100벌의 옷 또는 100개의 반도체 칩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한국에서 옷 1벌을 얻으려면 반도체를 5개 포기해야 하고(500/100), 반도체 칩 1개를 얻으려면 옷을 1/5개 포기해야 합니다(100/500). 반대로 중국에서는 옷 1벌을 얻기 위해 반도체 칩 1개를 포기해야 하고(100/100), 반도체 칩 1개를 얻기 위해 옷을 1벌 포기해야 합니다(100/100). 옷 1벌을 얻는데 들어가는 기회비용이 한국은 칩 5개이고 중국은 칩 1개이므로 중국의 옷 기회비용이 한국보다 낮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옷에서 비교우위를 가집니다. 칩 1개를 얻는데 드는 기회비용은 한국은 옷 1/5벌이고 중국은 옷 1벌이므로, 한국의 칩 기회비용이 중국보다 낮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반도체 칩에서 비교우위를 가집니다.

여기서, 한국이 비교우위에 따라 반도체에 특화해서 200명의 노동으로 반도체 칩 1000개를 생산하고, 중국이 옷에 특화해서 200명의 노동으로 200벌의 옷을 생산한다고 합시다. 그래서 두 나라가 반도체 300개와 옷 100벌을 서로 교환한다고 합시다. 그 결과 한국은 남은 반도체 700개와 수입한 옷 100벌을 갖게 되고, 중국은 수입한 반도체 300개와 남은 옷 100벌을 갖게 됩니다. 무역을 하지 않았다면 한국은 반도체 500개와 옷 100벌을 얻었을텐데 무역을 해서 반도체 700개와 옷 100벌을 얻었으니 반도체 200개만큼 이득이 됩니다. 중국은 무역 전에 반도체 100개와 옷 100벌을 얻었으나 무역 후에 반도체 300개와 옷 100벌을 얻었으므로 반도체 200개만큼 이득이 됩니다. 무역의 결과 두 나라 모두 이익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비교우위 이론은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대해 비교우위가 있는 상품의 생산에 특화해서 무역을 하면 상호이익이 되는 무역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비교우위에 따라 무역이 발생하며 그로 인해 양 당사자가 모두 이익을 얻는다는 사실을 "비교우위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두 국가, 두 상품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일단 어느 한 국가가 어느 한 상품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으면, 다른 국가는 반드시 다른 상품에 비교우위를 가지게 됩니다.

비교우위의 법칙은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하고 도전 받지 않는 법칙 중의 하나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여러가지로 응용되기도 합니다. 국가간의 무역뿐 아니라 개인의 직업 선택에 대해서도 이 원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이론을 최초로 제시한 사람은 영국의 데이비드 리카도(1772~1823)입니다.

한편 비교우위는 단순한 개념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개념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현대 신고전파경제학의 초석을 놓은 경제학자인 폴 새뮤얼슨(1915~2009)은 "비교우위가 진실임을 부정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식인들조차 명백히 이해하고 있지 않은 경제이론 중 대표적인 예"라고 언급한 바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