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여행(4)
7/24. 같이 시코쿠로 왔던 13명 중 실크 포함 9명이 한국으로 떠나고, 남전 부부와 우리 부부만 남았습니다. 남전 부부 모두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지만 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내게는 처음입니다. 우리는 추가로 나오시마와 아와지시마를 여행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닛산 렌터카 회사에서 차를 바꿔 렌트해서 다시 출발했습니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나오시마입니다. 나오시마로 가는 길은 오카야마현의 우노항에서 배 타고 가는 길과 다카마쓰항에서 배 타고 가는 길의 두 가지입니다. 우노항에서 나오시마의 미야노우라항으로 가는 배편이 가장 가깝습니다. 우리도 우-미 배편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다카마쓰에서 우노항으로 가려면 혼슈의 오카야마현으로 차를 타고 가야 합니다. 그냥 차만 타고 가면 멀고 힘들지만, 가다가 중간에 들르는 곳이 의미가 있으면 먼길도 재미있어집니다. 남향(가명)의 여행 기획에 따라 우리는 구라시키시를 들러 우노항에서 나오시마로 가기로 했습니다.
다카마쓰에서 나오시마로
우리는 구라시키시(倉敷市)에 있는 미쓰이아울렛으로 먼저 갔습니다. 겨울에 험산 장거리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는 풀향과 남향이 트레킹 물품을 보충하기 위해서입니다. 남전과 나도 그 와중에 떨어질 콩고물을 꿈꾸면서 군말없이 따라 갑니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쇼핑몰 전체가 한산하고 조용합니다.
쇼핑 후 찾아간 곳은 구라시키시 미관지구입니다. 먼저 점심을 먹기 위해 남향이 찾아낸 맛집 "curry&coffee774"로 갔습니다. 내가 먹은 것은 두 종류의 카레가 한 접시에 실려나오는 음식입니다. 아래 사진의 오른쪽 위 카레는 일본식, 왼쪽 아래의 카레는 인도식으로 보입니다. 카레와 함께 먹으라고 밥과 짜파티가 얹혀 있습니다. 퓨전 카레네요. 맛은 일본식. 여느 일본 음식처럼 보기 예쁘고, 약간 짭고, 그러나 맛있습니다.
구라시키 미관지구는 구라시키강과 연결된 운하를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로, 옛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옛 집들 사이로 오하라미술관과 같은 근대 건축물도 세워져 있습니다. 버드나무가 늘어진 운하길을 운치있게 걸어봅니다.
ⓒ풀향 사진
구라시키 미관지구에서 우노항(宇野港)까지는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나오시마로 가는 카페리는 자주 있습니다. 한국에서처럼 차를 줄 맞춰 세워두고 기다리다가 시간 되면 관리인들이 시키는대로 배 안에 들어가면 됩니다. 배 타고 시원한 선실에서 졸다가 갑판에서 바다 풍경 보다가 하니 금방 미야노우라항에 도착합니다. 그 유명한 점박이 빨간 호박이 우리에게 강렬하게 인사합니다. 그러나 바다에서 보는 호박은 뒷 배경 땜에 그런지 좀 초라해보입니다. 바다 배경과 더 잘 어울리나 봅니다.
항구에 내린 우리는 항구에서 멀지 않은 스파키즈하우스라는 숙소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작지만 예쁘게 꾸며놓은 집입니다. 남향 말로는 우리 여행 중 가장 비싼 숙소라고 합니다.
숙소 사장의 소개를 받아 미야노우라항 바닷가에 있는 유나기 식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숙소 사장이 연락해서 방금 문을 열었답니다. 역시 지역비즈니스에서는 네트워크가 잘 작동합니다. 가격이 1,500엔인 생선회, 생선튀김, 생선찜 세 종류의 정식이 메인인가 봅니다. 사장님 말로는 회정식이 "넘버 원"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각자 취향에 따라 이것들을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빨간 호박을 찾아갔습니다. 해질녘이어서 노을과 잘 어울립니다. 호박안에도 들어가보고요. 호박 속은 다 파내고, 구멍을 슝슝 뚫어 놨네요.^^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빨간 호박을 찾아갔습니다. 해질녘이어서 노을과 잘 어울립니다. 호박안에도 들어가보고요. 호박 속은 다 파내고, 구멍을 슝슝 뚫어 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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